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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코로나 확진] 코로나 확진으로 인한 태국 병원 방문기

요잉크 2022. 6. 2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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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염병땀병의시베리아에서얼어죽을.........
내가 코로나에 걸리다니....... 내가... 내가.....!!!
그렇게 한국에서 공수해온 94 마스크를 끼고 돌아다니면서 공공장소 그 어디에서도 마스크를 내리지 않았건만...!! 손도 1시간마다 한번씩 씻고 다녔고, 누구와 직접 닿기만 해도 손을 소독했건만....!!
하긴 여기에 양놈들도 그렇고 교육수준이 제로에 가까워보이는 현지인들은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닌다^^... 코로나는 나 혼자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마음 같아서는 기왕 확진된 김에 나도 저 미련퉁이들처럼 마스크 벗고 돌아다니면서 안 쓴 양놈들 옆에서 기침이나 푸락췟!!!!! 우악췟!!!!!!!!!! 해주고 싶다만... 양심상 셀프감금에 들어가는 계획을 세우는 중... 덕분에 지금 숙소는 냉동삼겹살, 통밀파스타 등 각종 식재료로 넘쳐난다 -_ - 씨이이이이이이불알앙ㄹ

근데 어떤 느낌이냐면, 갑자기 목이 확!!!!하고 아파진다기보다는, 태국에 도착했을 때부터 목에 피로도가 조금씩조금씩 쌓여가는 느낌이 들긴 했었다. 그리고, 아주 조금씩 그렇게 누적되다가 4주째 되는 날에는 뭔가 설사가 나올 것 같은데? 하는 느낌이 들다가 안 나오고(요거트를 꼬박꼬박 챙겨먹은 효과가 있다!! 야호!!), 그 다음날이 되어서야 발열/오한/피로/근육통/목안에서 뭔가 부풀어오르는 느낌이 이렇게 들었던 거지. 난 맨 처음에 내가 뭔가를 잘못 먹고 알레르기가 생겨서 목 안이 부푸는 건 줄 알았다; 그 전까지는 남아있던 백신의 힘으로 버티다가 임계점을 넘는 바람에 걸린 모양이다. 하긴 3차 맞은지도 6달이 되었으니, 언론 보도대로라면 백신 효과가 많이 저하됐기도 했겠다.

증상이 발현된 날은, 내가 치앙마이에서 후아힌에 도착한 다음날로, 마트 배달 시킨 것도 수령해야하고, 5주 동안 머물러야 하는 숙소도 정리해야 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작지만 새로운 프로젝트까지 맡게 되어서 여러가지로 신경쓸 게 너무 많아 뒤숭숭한 날이었는데 역시 가는 날은 장날인 모양이다. 바쁜 와중에 증상이 너무 빼박으로 코로나길래 즉시 마트로 달려가 제일 싸구려 자가진단키트(40바트, 약 1,480원)를 사서 해봤더니...

빰빠바밤-♬ 축하합니다 호갱님^0^ 양성이세요^0^
씨....씨이벌... 졸라게 고호맙소.................... 흑흑흫극흫긓긓ㄱㅎㄱ 이 영광을 마스크도 안 하고 존나 돌아다니는 개새들한테 돌림니다 ㅗ^^ㅗ ....근데 진단키트가 참 저렴한데도 성능은 끝내주네? 나중에 귀국할 때 이빠이 사가서 장사나 할까? -.- 껄껄... 이런 한심한 생각을 잠깐 했더랜다.

근데 그 와중에도 참 신기한 건ㅋㅋㅋㅋㅋㅋ 한국에서 가져온 종합감기약을 딱 2알 먹었더니 한 30분 뒤에 오한/발열/인후통/두통/근육통 중 근육통을 제외한 모든 증상이 완화되었으며, 특히나 37.3도를 기록했던 열은 36.4도라는 정상체온으로 즉시 떨어지는 기염을 토했다는 거다...... 와, 한국약 만세다 ㄹㅇ. K-메디케이션 굳. 근데 근육통만은 사라지질 않고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프긴 아프더라. 그래도 그게 어디냐? 이경규옹께서는 말씀하셨다. 자신이 실버 타운에 들어가야할 시기가 돼서 방송을 못할 것 같으면 누워서 하는 코너를 개발하면 된다고... 나도 누워서 일을 할 수 있거든ㅋ

아무튼, 내가 현재 머물고 있는 곳은 마트도 도보 이동이 가능하지만, 그보다 더 가까운 종합병원이 있었고, 구글 후기에 Fucking Rip-off라는 단어가 적나라하게 써있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니,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는 게 더 맞는 말인 것 같다. 내가 20년에 걸쳐서 얼마나 많이 해외를 다녔는데, 해외에서 병원 가보는 건 정말이지 난생 처음이란 말이야.......!!!!!! ㅋ ㅑ오!!!

<태국 병원 내원 후기>

이건 내 숙소에서 바라본 풍경인데, 오른쪽에 있는 하얀 건물이 바로 내가 방문했던 병원이다. 다른 곳으로 가려면 아주 멀진 않지만 그래도 멀었기 때문에 나는 증상이 발현된 날, 우선 Line으로 문의를 했다. 질의 내용은
1. 내가 자가진단을 했더니 코로나 양성이 나왔다.
2. 그러니 너희 병원에 방문해서 필요한 치료를 받고 싶다.
3. 이번이 내가 해외에서 처음 병원을 방문하는 거라 잘 몰라서 그러는데 뭘 가져가야 하나?

그리고, 다음날 영업 시간이 되자 답변이 도착했고, 우선 그 날 해야할 일을 다 한 후, 답변에서 일러준대로 여권과 여행자보험 증명서를 들고 전날보다는 훨씬 나아진 몸을 이끌고 병원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흠... 이곳이 바로 바가지 중의 바가지를 씌운다던 그 병원이로군? 근데 처음에 언뜻보고는 몰랐는데, 여긴 후아힌이잖아요? 근데 왜 '방콕' 병원임?ㅋㅋㅋㅋ 읭??ㅋㅋㅋ

역시나 코로나 테스트를 받는 곳은 병원의 실외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을 둘러보면서 QR코드를 찍는 곳이 있길래 찍어보았고, 나의 인적사항과 코로나 증상에 관한 얘기를 적는 폼이 나오길래 열심히 핸드폰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는데, 검사 담당자가 오더니 나더러 접수를 하려면 리셉션으로 들어가라는 거다.... 아니? 나 코로나가 의심되는데 리셉션한테 가라는 건 실내로 들어가라는 얘기잖아요....? 아씌... 어쩔 수 없이 난 마스크를 2겹 겹쳐쓰고, 소독제로 손을 빡빡 씻은 다음, 리셉션에게 들어가 접수를 했다. 내가 코로나가 의심된다, 검사를 받고 싶다, Line에서 상담받은 대로 여행자보험과 여권을 가져왔다..라고 하니 접수는 금방 완료가 되었다. 그리고서는 검사실로 가서 검사를 받으라면서 서류를 건네주는데,

서류 뭉태기를 주는군... 근데 또 문제는 검사관이 자리에 없어서 경비원한테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하니 내가 든 서류를 보고는 나더러 이번엔 응급실 리셉션에서 들어가서 서류를 주라는 거다; 아니 거기도 실내잖아요....!!!!!!! 나는 하는 수없이 예비로 갖고 있던 마스크를 한겹 더 겹쳐써서 도합 3장의 마스크를 쓴 후, 다시 한번 소독제로 손을 빡빡 씻은 다음, 응급실 접수대로 들어갔다... 언제든지 발빠르게 뛰쳐나올 수 있게 최대한 안쪽으로 안 들어가려고 애도 썼고..... 어휴.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코를 쑤실 수 있었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1시간이 걸린다길래 내가 숙소가 바로 저기니까 거기 있다가 오겠다고 했더니 그래도 된다길래 숙소에서 물 좀 마시면서 쉬다가 다시 나왔다. 실외 검사실에 갔더니 아무도 없어서 응급실 리셉션 문 밖에서 살펴보니 검사관이 있길래 목례를 했더니 자기가 나가겠다는 제스처를 취하길래

요기에 앉아 있었다. 한 10분쯤 기다렸을까?(태국은 모든 게 많이 느리니까 나도 느려져야 한다. 안 그러면 나만 속터짐ㅇㅇ) 검사관이 나와서 안타깝다는 톤으로 말한다.

'너님은 코비드예요.'

아, 그 말을 직접 들었을 때 진짜... 내가 설마설마 했는데... 자가진단키트가 너무 싸니까 잘못 나온 거겠거니, 음식 알러지 아니면 차라리 에어컨 때문에 생긴 레지오넬라 병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겠거니 생각했던 게 한큐에 무너지더라고. 그래도 아예 각오를 안 한 건 아니라, 일단 세워뒀던 플랜B를 실행해야 했다. 바로 진료 및 여행자보험 청구... 씨앙... 그 어느 것 하나 예전에는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새로운 경험이다... 경험치가 쌓여서 다행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해도 잘 안되더라^^

근데 저 기계로 체온, 혈압 등을 재고, 내 키/몸무게, 현재 코로나 증상과 일반적인 신체 정보(약물에 대한 알러지 등)를 물어보고는 내 상태가 코로나에 걸린 것치고는 상당히 양호하다고 생각했는지 간호사가 물었다.

'의사를 보고 싶다고 했는데, 어떤 것 때문에 그러냐?'
'어제 내가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종합감기약을 2번 먹고는 상태가 근육통 빼고 전체적으로 다 호전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약이 다 떨어져서 약이 없으니 약만 주시면 된다.'

라고 했는데, 나더러 약국으로 가서 약을 타서 먹는 게 어떻겠냐고 하는 게 아닌가? 의사를 보려면 2~3시간은 기다려야 된다고 한다면서. 그래서 난 숙소가 저기라서 기다리는 건 별로 문제가 되지않는다라고 대답했더니, 그럼 자기가 의사와 컨택을 해보겠다고 하고 응급실 안으로 사라졌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태국 의료 시스템... 아니 외국 의료 시스템은 아예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영국에서는 머문지 4개월만에 폐렴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생겼었는데, 병원에 가려고 했더니 영어 선생님이 너 비자 만료되고 나서도 의사는 못 볼 거라고 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못 경험함) 너무 한국식으로 생각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약국에 가서 내가 먹었던 약이랑 비슷한 걸로 달라고 할 걸 그랬다. 아무튼 이미 일어난 일은 돌이킬 수도 없고, 그냥 경험치 하나 쌓았다고 생각하련다.

아무튼 2~3시간 걸릴 거라던 말과는 달리, 한 15분 정도 지나니까 의사가 왔다. 그리고 아까 앉아있던 의자에서 진료는 시작되었다. 온 몸을 AT필ㄷ..... 아니, 코로나 감염 방호복으로 도배한 의사가 나타나서 나한테 어떤 증상이 있었는지 설명을 해보라고 한 뒤, 그 외 다른 증상(설사 등)은 없는지, 흡연/음주를 하는지, 마지막 생리 시작일, 약물이나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지, 기저질환 여부, 어떤 백신을 접종했는지 등을 좌라라라라라ㅏㄺ 묻고는 청진기로 호흡 문제가 있는지 진찰을 했다. 한 10분 정도 그렇게 진료를 한 뒤, X-ray를 찍거나 다른 치료를 원하느냐?라고 하길래 종합감기약을 먹고 많이 호전되었으니 저한테 약만 주시면 됩니다...라고 했더니, 알겠다면서 자기가 약을 주문할 거고, 만약 집에 가서 약 복용 후 다리가 부풀어오르거나 하는 부작용이 생기면 즉시 복용을 멈추고 다시 방문해달라고 하면서 여기서 잠시 더 대기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 난 그 약을 보고 놀라게 되는데...........................그 얘기는 저~ 밑에서..

그 뒤로는 리셉션 담당자가 나타나서 어떤 방식으로 결제를 할 건지 물었고, 카드로 하겠다는 말에 알겠다고 하고 사라졌다. 10분 뒤, 신용카드를 내미는 내게...

9,205바트입니다 ^ㅁ^

ㅡ_ㅡ??? 응??? 예??? 내가 영어를 잘못 알아들었겄지??? 9,205바트면 거의 30만원 아냐? 어??? 응???? 원래 코로나에 걸리면 이런 건가?? 내가 너무 우수한 한국식 건강보험 시스템에 길들여져 있어서 내가 해외 물정을 모르는 건가?? 아니 분명 미국은 진짜 병원을 스쳐가기만 해도 500만원이 우습게 빠진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그게 다른 해외도 마찬가지였던 거야? 일본은 우리나라랑 비슷한 걸로 아는데... 아, 아니... 이보시오... 의사양반...... 끄응응겅ㄱ... 내가 입원을 한 것도 아니고, 누구처럼 호스피텔에 격리를 당한 것도 아니고 그냥 약만 좀 달라고 했을 뿐인데 이렇게 코로나 약값이 많이 들 줄이야.... 그래서 타이패스를 실시할 때 10,000달러 였나? 그 정도 치료비가 커버되는 보험을 들라고 했구나... 핳...

영광의 영수증.....................ㅋ...

아무리 보험으로 커버가 된다고 해도 그렇지 이렇게 많은 돈을?? Fucking Rip-off라는 구글 리뷰 속의 단어를 머릿속으로 그림과 동시에 피눈물을 흘리며 내가 보험금을 청구해야하니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달라고 했더니, 리셉셔니스트가 잠시(이들에게 잠시는 10분인 듯하다) 기다려달라고 했다. 10분이 지난 후, 나를 검사해줬던 간호사가 웬 종이봉투와 편지봉투를 들고 내게 다가왔다.

종이봉투는 내가 요청했던 보험청구용 서류일 텐데, 저 종이백은 대체...?
네, 9,205바트 중 대충 8,000 바트 정도 차지할 것 같은 약이 들어 있었다.

나중에 상세 내역을 보고 알게된 사실인데...ㅋㅋㅋㅋㅋ 아니... 내가 알려준 증상 하나 하나마다 약을 다 줬어....... 내가 설사까지 있었다면 설사약도 따로 줬을 기세... 으억.... 아니, 내 증상은 분명 한국에서 가져온 종합감기약 딱 '2알'씩 총 '4알'로 많이 완화됐단 말이에요..... 그 2알짜리 약을 증상마다 나누면 저렇게 되는가요......? 네....? 물론, 약은 5일치였고, 가장 중요한 코로나 경구 치료제(4,000바트)가 함께 들어있었기에 상세 처방 내용을 알고 나니 30만원에 달하는 비용 청구가 납득이 아예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었다.

간호사는 약을 하나씩 보여주고 이건 어디에 쓰고 어디에 쓰고 어디에 쓰고.... 일일이 설명해주신다. 내가 흐흐거리면서 많네요.. 했더니 같이 흐흐...해주심... 장황한 설명을 마치고나서는 나를 향해 빨리 쾌유하시라는 말을 해주셨다. 친절하시군녀...

이렇게 코로나 확진으로 인한 병원 후기는 마무리를 한다. 아오씨 증상 발현 3일째인 지금은 약 때문인지 생전 본 적이 없는 형태의 노란 가래가 나오는 거랑 코가 좀 매운 거랑 기침이 나오는 것 빼고는 문제 없이 좋긴 한데 운동을 못 해서 근육이 녹고 있잖아!!!!!!!!!!!!!!!!!!!!!!!!!!! 런닝머신이랑 아령만 있는 호텔을 벗어나 그래도 웨이트가 조금이나마 더 갖춰져 있는 숙소로 기껏 왔더니만 이용을 못 하네!!! 방 안에서 체조라도 할까 싶다가도 김종국의 전철을 밟게될까봐 자제하고 있다. 뭔 소리냐고? 나는 다른 포스트에서도 설명했지만, 여자 김종국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한 가지 안타까운 건, 노력에 비해 근육이 더럽게 안 생긴다). 김종국이 코로나에 걸렸을 때, 이를 이겨내고자 운동을 했고, 코가 뻥 뚫리는 느낌과 함께 후각이 사라졌다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그건 사양일세...!! 얌전히 10일 정도 셀프 격리를 하고 당당하게 헬스장에 입성하련다. 휘유... 내가 코로나 백신/생리가 겹쳐서 운동을 일주일을 쉬어본 적은 있는데... 아... 10일을 쉬면 분명 근육이 녹을 거잖아...... 안돼........!!!! 3년에 걸친 나의 노력이!!! Aㅏㅏㅏㅏㅏㅏㅏㅏ....

셀프격리 들어간 김에 적어본 해외여행자보험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 작성 및 처방약에 관한 상세세 내역이 궁금하다면 아래의 포스트로..!

[해외 코로나 확진] 태국현지 병원 치료 후 해외여행자보험 청구 후기 (feat. DB손해보험 프로미)

증상 발현일로부터는 4일째... 그리고 병원에서 공식적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지 이틀째... 아직도 분이 안 풀린다 쒸익쒸익... 내가 누구랑 밥을 먹은 것도 아니고, 그렇게 철저하게 위생관리도

dn-ranmaru.tistory.com



우기인데도 이렇게 한없이 맑기만 해서 내 속을 태우는 후아힌의 현재 풍경을 올리며 이번 포스트도 마무으리!!(아니, 치앙마이도 그렇고 우기라며? 왜 비가 안 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