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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체험] 태국 음식을 먹지만 말고 직접 만들어보자! 1일 쿠킹클래스 후기

요잉크 2022. 8. 3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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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알립니다. 난 요리와는 담을 쌓은 사람입니다. 요리할 줄 몰라서 저녁에는 탄수화물이랑 단백질 챙겨먹는답시고 통밀파스타 40g짜리 삶아서 올리브유에만 찍어먹고 닭가슴살 100g만 먹었단 사람입니다(덕분에 체지방이 16.8%까지 내려간 적도 있음 읔 ㅅㅂ 하지만 여자는 체질상 체지방이 무조건 낮다고 좋은 게 아니라 체지방이 최소 20%는 있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니 절대로 숫자에 현혹되지 말자.) 이 짓을 2년 반을 했더니 미각이 사라졌음. 그래서 태국 여행 초반엨ㅋㅋㅋ 뭘 먹어도 다 맛있다고 했었짘ㅋㅋㅋㅋㅋㅋㅋ 뭘 먹어도 올리브유만 찍은 푸실리랑 닭가슴살을 그냥 삶아내기만 한 것보다는 맛있을 거니깤ㅋㅋㅋㅋ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3개월 지내면서 무너짐^^ 그래서 고국으로 돌아가서 인바디 재볼 거 존나 기대되는 중. 과연 체지방이 늘어난 만큼 근육도 함께 늘어주셨을까? 두근두근. 운동은 빠짐없이 열심히 했고, 거울로 봐도 존나 땅딸한 드워프가 따로 없어서 근손실이 온 것 같지는 않아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중!!

 

 

아무튼 이렇게 요리를 쥐뿔도 못 하는 나조차도 받아주는 요리 체험 수업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신청을 해보았는데요? 내가 신청한 건 그냥 제일 저렴한 거였음ㅋㅋ 오전반과 오후반이 있었지만 아침 8시 반부터 뭔가를 배울 정신은 없었기에 오후반으로 신청했고, 방콕에서 머무는 마지막 주라서 나에겐 휴일인 월요일에 신청을 했는데 사실 최소 인원이 5명이 안 되면 취소가 된다고 했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넣어본 거였다. 근데 전날까지 확약메일 외에는 아무런 얘기가 없길래 약속 장소로 향했는데...

 

 

약속 장소로 가서 보니까 3명밖에 신청을 안 했음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고맙게도 취소하지 않아주셨읍니다. 이 쿠킹클래스는 당일날 미팅장소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요리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코로나로 그런 건지 아니면 수강생이 최소 인원에 미달되어서 그런 건지 선택권에 약간 제약이 있긴 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하고 싶었던 건 다 가능해서 다 해봤다는 거!!

 

원래라면 이렇게 5가지 종류에서 하나씩 선택할 수 있었던 건데 디저트는 망고스티키라이스로 통일되었고 직접 만드는 게 아니라 이건 그냥 설명만으로 넘어갔었다는 거. 나머지 4가지 중에서 내가 선택한 건?

1. 수프&샐러드 : 쏨땀

2. 볶음 요리 : 모닝글로리

3. 커리+치킨 : 카오쏘이 커리

4. 에피타이저 + 면 : 팟타이

 

이렇게다!

 

우선은 실제 수업이 진행되는 곳으로 향하기 전에 근처에 있는 시장으로 향한다. 아마 재료 선택의 일환이라는 의미도 있고,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사용할 재료를 준비하는 시간도 줄겸 겸사겸사 진행을 하는 듯? 3개월동안 야시장에 그냥 시장에 다녀본 나에게 시장 자체는 별로 새로울 건 없는 광경이었지만 그래도 역시 설명과 함께 들으니 시야가 늘어나는 게 느껴진다. 

 

저게 작은 사이즈였을 때는 우리나라 미꾸라지랑 똑같이 생겼네 뭐...하고 지나쳤었던 생물이 크면 저렇게 뱀처럼 되는 거였다니 히익 -.- 설명에 의하면 저걸 요일에 따라서 방생한다고? 역시 불교국가다운 얘기였던듯. 거북이도 큰 걸 팔고 있었는데 방생도 하지만 먹는 용도로도 쓴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용봉탕 형식으로 먹을 텐데 여기는 어떤 형식으로 먹을지 궁금해지는 시간이었음ㅋㅋ 

 

 

시장에서 직접 재료를 뜯으시면서 설명해주신 거! 왼쪽부터 순서대로 스위트 바질, 태국 바질, 태국식 고수, 판단잎이다.

스위트 바질은 우리나라에서 바질하면 키우는 게 바로 이 바질이고 익숙한 바질 향이 난다. 태국식 바질은 좀 더 초록초록한 이파리 향이 나는 점이 차이점 같음. 그리고 우리가 고수하면 뭔가 애기 손 같이 생긴 걸 떠올리는데 태국식 고수는 이렇게 긴데도 그 고수 향이 난다. 아참, 난 여기서 3개월 지내면서 고수를 존나 좋아하는 걸로 판명됨. 어느 정도냐면 초기에는 길을 가다가 고수 냄새가 나면 "흠~ 동남아 향신료 냄새~" 이랬는데 한 한 달 지나니까 같은 냄새를 맡고 "음~ 맛있는 냄새~ 배고프다~" 이지랄하게 됨.......!! 그래서일까? 태국인이고 베트남인이고 나한테 다 자기들 현지어로 말을 걸어.. 흑흑... 마트 뿐만이 아니라 가게에서도 그러고.. 심지어는 사원 앞에서 가만히 사원을 감상하는 나한테도 다가와서 베트남어로 말을 걸었어..... 왜지? 내가 고수 얼굴에 좋아한다고 써있나봐.   

 

 

 

 

시장 투어를 마치고 체험 수업이 진행되는 장소로 가보면

 

이미 재료가 손질된 채 준비되어 있다. 1번! 이게 내 자리고, 바로 내가 선택한 4가지 요리에 필요한 재료임!! 왼쪽 위는 모닝글로리, 왼쪽 밑에는 팟타이,가운데 밑에는 카오쏘이, 오른쪽은 솜땀이다....... 가운데 위에는 뭐였더라? -.- 옘병 기억이 안 나네. 저게 모든 건 아니고 공심채나 닭고기 같은 중요 재료는 나중에 추가로 갖다주셨음.

 

 

이건 나 말고 다른 수강생인 네덜란드 커플이 선택한 재료들. 

 

우리 셋이서 다 같이 겹치는 메뉴는 딱 하나, 팟타이 뿐이었다ㅋㅋㅋ 팟타이는 동서양 호불호가 별로 없는 모양이네. 3번 학생이 나랑 카오쏘이가 겹쳐서 중간 밑에 낯익은 카오소이 재료가 보이는 걸 알 수 있다.

 

 

제일 처음에는 선택할 수 없던 채 통일됐던 망고스티키라이스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주셨다. 태국은 2가지 타입의 밥, 즉, 흩날리는 밥과 스티키라이스라고 불리는 끈기가 있는 밥이 있는데, 망고스티키라이스는 흩날리는 밥에 찰기를 더하는 게 아니라 끈기가 있는 품종의 쌀을 사용하는 거라고 하셨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시도해보고 싶다면 그냥 우리 밥을 쓰면 되려나? 저렇게 찜바구니에 일정 시간을 쪄내면 밥은 완성이라고. 망고스티키라이스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간단히 마치고 하나하나 차근차근(이라고 쓰고 존나 혼자만 다급하게라고 쓴다) 재료를 다듬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건 카오쏘이 커리를 만들 때 재료를 찧을 절구다. 마늘과 고추를 칼로 찧은 다음에 커리 가루랑 저 절구에 넣었었음. 아까도 말했듯이 3번 학생과 내가 카오쏘이 재료가 겹쳐서 각자 다듬은 재료를 몽땅 여기에 투하한 다음에 사이좋게 반반씩 돌아가며 절구를 찧고는 반반씩 나눠가졌음ㅋㅋ

 

 

 

갑자기 왜 가스렌지 쪽 사진에 재료가 전부 다듬어져 있냐고? 재료를 다듬고 하는 동안에는 마음이 조급해서 도저히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닼ㅋㅋㅋㅋㅋㅋ 지금 저렇게 해놓으니까 멀쩡해보이는 거지 달걀을 깰 때 너무 힘을 줘서 깨갖고 도마가 엎어지고 난리도 아니었음^^ㅋㅋㅋㅋ  다행히 수강생이 적어서 선생님이 일일이 체크하며 날 도와주셨길래 망정이짘ㅋㅋ 아니었으면 어휴.. 사실 그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3명이라 다행이네요. 원래는 15명 정도가 같이 하는데 그럴 때는 제가 설명을 하고 있으면 한쪽에서는 학생이 불을 내곤 한답니다."

 

아마 이번 클래스에 15명이 있었으면 한쪽에서 불을 낸다던 학생이 나였을 거임^^

 

요리 개수에 맞게 웍과 뒤집개 개수도 여러 개 준비되어 있었고, 기름을 담아주시는 건 선생님이 해주셨다. 초반에는 기름이 좀 많이 튀어서 중간중간 "앗 뜨거!!"를 외쳤던 건 안 비밀.

 

 

 

처음에 도전한 건 카오쏘이 임니다. 

 

 

 

갑자기 완성이에요! 중간 사진이 어딨냐고요? 그딴 건 없어요. 만드는 거 따라가는 것만도 존나 바빠서 사진따윈 찍을 수 없었닼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무슨 김영만 선생님이 "선생님은 그럴까봐 집에서 만들어 왔어요!"하는 소리냐고 해도 어쩔 수 없음. 어익쿸ㅋㅋㅋㅋㅋ 나이 나오네 ㅅㅂ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나머지 조리 과정은 전혀 찍을 수 없었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성한 것만으로도 나새끼 존나 대단해인데 사진은 무신.... 불가능한...

 

하나하나 완성할 때마다 식탁에 가져다두었고, 역시 나따위가 한 요리와는 달리 여기에서 일하는 제자(?)들이 준비해준 망고 스티키라이스는 꽃까지 장식하며 예쁘께 플레이팅되어 있었다ㅋㅋ 근데 요리하면서 느낀 건데....... 태국 음식 기름 개많이 들어간다는 겈ㅋㅋㅋㅋㅋㅋㅋㅋ 태국 사람들이 마른 이유는 그저 그들이 조금밖에 안 먹어서일뿐, 음식 자체에는 기름(팜유라고 했음)이 정!!!!!!!!!!!말!!!!!!! 많이 들어간다. 이러니 밥심으로 살면서 존나 많이 먹는 한국인은 태국 가면 살이 쪄오는 겁니다.

 

자기는 여태까지 닭고기를 구워(bake) 해보기만 했지 이렇게 요리(cook)해본 적이 없어서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했던 2번 학생이 만든 요리! 팟타이랑 닭고기 캐슈넛이랑... 뭘 만든 건지 모르겠네 -.- 나 만드느라 급급해서 다른 사람은 신경도 못 씀ㅋㅋㅋ

 

3번 학생 꺼. 저 가운데 것도 닭고기 캐슈넛인가? 흠.. 요리가 한가지씩 빠져있는 이유는 내가 마지막으로 솜땀을 만들었고 가장 간단한 요리였기 때문에 제일 빨리 끝나서 다른 학생들은 요리를 하던 도중에 내 자리에 가져다두면서 찍은 사진이라 한가지씩 없음ㅋㅋ 

 

 

참고로 원래 수업은 오후 1시 반부터 5시 반까지였는데 수강 인원이 너무 적어서 (하지만 나만 혼자서 존나 고군분투한) 수월하게 진행되는 바람에 3시 반에 끝났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스케쥴상 원래는 오후 5시 반에 끝나면 이걸 먹으면서 저녁 식사를 하는 거였는데 3시 반이라뇨... 엌... 이렇게 빨리 끝날 줄 알았으면 내가 점심에 서둘러서 튀긴 돼지고기 덮밥 안 먹었지.. 

 

 

그래서 우선 가져갈 수 없는 국물요리인 카오쏘이부터 완면했읍니다. 이 날까지 난 카오쏘이를 치앙마이에서 1번, 방콕(옹통 카오쏘이)에서 1번 먹어봤는데 순서대로 평하자면 치앙마이 > 쿠킹 클래스 > 옹통 카오쏘이라고 평할 정도로 쿠킹 클래스에서 만든 건데도 맛이 좋았다. 거참 신기하쥬? 

 

 

그다음으로 먹어치운 건 망고스티키라이스! 왜냐고? 깎아둔 과일은 오래되면 변색이 되고, 망고도 마찬가지거든.

 

 

 

흑흑... 이걸 끝으로 더이상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 저건 어떡하냐고? 버리냐고?

 

 

응~ 아냐! 이렇게 포장해주심. 아하, 태국 사람들이 점심 시간 쯤에 저런 식으로 먹을 거리를 포장해가는 걸 봤는데 딱 이런 식이었구나. 근데... 근데... 왜 태국 남자들 중에 게이같은 애들이 많은가 좀 알 것 같은 게... 내 꺼 같은 경우에는 식은 다음에 포장해서 괜찮지만 저 나라 사람들은 그냥 뜨거운 것도 막 비닐봉지에 넣어서 가져가더라고... 그럼 환경호르몬이 나올 테고 그거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게 남자 쪽이랜다. 어떤 쪽으로? 여성화가 되는 쪽으로. 아마 이런 식습관도 한몫한 것 같은데................. 아니면 말고 -.-ㅋㅋ

 

참고로 저거 너무 많아서 만든지 3일째까지 계속 먹음ㅋㅋㅋ 하지만 보관을 잘했고 조리를 한 음식이라 상하지 않은 채 맛있게 다 먹을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 쓰고 계셨던 모자를 나한테 씌워주셨쎄여!!! 그래서 내가 감동하며 "암더 마스터쉐프!!"하고 쏘리질러했음.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쪽에서 내 얘길 듣고 존나 크게 웃던 것 같았는데 기분 탓이겠지 뭐^ㅁ^ 껄껄껄껄껄. 사실 난 요리사보다는 파이터가 어울리긴 해. 껄껄.

 

참고로 수업을 마치면 레시피북이 올려져있는 링크(존나 다행임. 요리 하나 완성할 때마다 그 전 꺼는 홀라당 까먹었는데) 에도 방문할 수 있으며 그 주소는 여기다.

 

Thai Food Recipes - Bangkok Thai Culinary School

FREE ONLINE THAI FOOD RECIPES + VIDEOS PRESENTED BY BANGKOK THAI COOKING ACADEMY FOR YOUR REFERENCE* ONLINE RECIPES (just click on the dish)*: CURRY PASTE (prepare): Green curry Green curry (Vegetarian) Red curry Red curry (Vegetarian) Panang curry Khao s

bangkokthaicookingacademy.com

유튜브로도 올려져있고 텍스트로도 올려져있어서 존나 다행임 후아.

 

 

사실 내가 한 건 거의 다 손질된 재료를 약간만 썰고 다듬었을 뿐이며, 본격적으로 뭔가를 엄청나게 한 건 없지만 반일(정확하게는 2시간ㅋㅋㅋㅋㅋㅋ) 수업에서 이렇게 태국 음식을 가볍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생각 외로 굉장히 즐거웠다. 요리 고자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나새끼는 수업 중에 도마를 엎었지만 선생님은 화를 내지 않으셨을만큼 자비로운 분이셨써요. 방콕에서 사원 가는 거, 음식 먹는 거 말고 또 할 일을 찾고 있다면 색다르게 태국 음식 쿠킹 클래스를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쿠킹 클래스는 방콕 여러 군데에서 진행하니까 자기 숙소랑 가까운 곳으로 찾아서 하면 될듯!! 그리고 쿠킹클래스 자체가 방콕이 아니라 치앙마이, 후아힌 등등 어디에도 다 있으니까 뭔가 반나절 시간이 남는다 싶으면 한번 시도해보길 바란다!

 

다시 한번 최소 인원에 미달됐는데도 수업을 진행해주셨던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리고요~ 

 

그럼 저 날 급하게 먹었던 점심 사진을 올리며 이번 포스트를 마무리!! 이거 말고 그냥 간단한 거 먹었으면 따뜻한 상태에서 그 날 만들었던 음식 더 잘 먹을 수 있었을 텐데 조큼 아쉬웠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