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영역

[치앙마이 야간투어] 여길 안 왔으면 치앙마이에 안 온 거다! 왓우몽 사원 + 도이수텝 사원

요잉크 2022. 6. 17. 00:04
반응형

옳거니, 업무 진행도를 보아하니 평일 오후에 시간이 나겠구만!! 그렇다면 야간에 할 수 있는 투어를 찾아보자!!해서 찾아본 게 바로 도이수텝 사원 야간 방문! 원래는 도이수텝 사원을 투어로 돌지 않고 그냥 하루를 통으로 시간 내서 썽태우 등을 이용, 개인적으로 방문해서 치앙마이 동물원+치앙마이대학교+님만해민 이렇게 묶어서 자유롭게 구경하려고 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투어를 진행하기로 한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왜냐고?
1. 사원은 가이드의 설명이 없다면 그냥 특이한 건물일 뿐이다.
2. 밑에 지도처럼 구불구불 30분동안 오르락내리락하는 구간을 엄청 돌아야 한다. 평소에 차멀미 없고 이번 투어 운전기사분 실력이 뛰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울렁거림이 있는데, 이걸 썽태우를 타거나 오도바이를 탔다?? 지금쯤 구토머신이 되었을 것.




평일이고 관광객이 얼마 없던 시기라 그런 건지, 나 포함 최종 3명이서 투어를 진행했다. 치앙라이투어와는 달리 공교롭게도 투어객 전원이 한국인이었듬. 발랄하고 재밌는 분들과 함께 여행할 수 있어서 투어가 훨씬 즐거웠다 ^ㅁ^

그럼 타임라인을 정리하며 투어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적어보겠다.


<17:00 ~ 18:00 픽업 및 왓우몽 사원으로 이동>
3명밖에 없고, 그나마 들를 곳은 2곳 뿐이라 별로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나의 착각. 많이 밀리는 시간이라 생각보다 이동 시간이 꽤 걸렸다. 2개에 걸친 투어에서 가장 먼저 픽업 당하고 다른 이들을 픽업할 때 호텔을 구경하면서 느낀 건데 확실히 님만해민 쪽이 뭔가 트렌디한 카페가 많다. 올드타운 동쪽에 자리잡은 내 숙소 근처에는.... 맥도날드와 비둘기 떼, 그리고 관광객이 사진 찍을 때마다 비둘기 떼를 쫓아주는 무료 자원봉사자 할아버지 하나 뿐인데 흑ㅎ긓ㅎㄱ긓ㄱㅎ

<18:00 ~ 18:30 왓우몽 사원 관광>

야간투어지만 아직은 밝은 이때. 왓우몽 사원도 그렇고, 조금 있다가 보게될 도이수텝 사원도 그렇고 '나가' 조각상 2개가 사원 입구에 나란히 서 있다. 나가 조각상을 지나서 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이렇게 파고다가 보인다. 여느 파고다가 그렇듯 이 파고다도 '사리'를 모셔둔 파고다였다고 하며, 파고다는 '사리'를 모셔둔 공통점을 갖고 있으나 세운 사람의 의도에 따라 그 디자인은 달라진다고 한다. 이곳에 있는 파고다는 연꽃과 그 봉오리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불자들은 탑을 시계방향으로 3번 돌며 의식을 한다고 한다.

3번 도는 의식을 하려면 신발을 벗는 구간을 들어가야 해서 난 신발을 벗지 않고 주변을 크게 3번 돌았지ㅋㅋ 탑이 작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나이가 나이라 그런건지 어지럽드만 껄껄. 불자들이 바친 것으로 보이는 공물이 보인다... 코카콜라를 공물로....? 자기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걸 공물로 바치는 뭐 그런 건가?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자기 제사상에는 피자를 올려줬음 좋겠다 뭐 이런 거랑 비슷한 모양이다. 난 자손을 볼 생각은 없어서 그럴 일은 없겠으나 내 제사상이 차려진다면 녹차 관련 디저트를 마구 올려줬음 좋겠다. 제일 맛있는 녹차 아이스크림의 기준은 하겐다즈 녹차, 음료의 기준은 그린티프라푸치노(현 제주녹차 프라푸치노 아님)이니 이거에 맞춰서 올려주시오..

파고다를 지나면 이렇게 승려들이 안에서 수행 및 명상을 하는 터널이 나온다. 입구와 출구가 3개인데 그 이유는 통풍이 잘 되게 한대나? 실제로 안에 들어가면 꽤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이 불어서 천장이 굉장히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폐소공포증을 가진 내가 터널을 투어하는 내내 갑갑한 게 없었다. 저 이끼는 우기 때에만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해서 한컷 찍음! 근데 천장이 굉장히 낮으니 키가 170만 되어도 아마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여길 관광할 수 없을 것이야.... 희희. 키가 작으면 이럴 때만 좋다... 아니면 이코노미 좌석이 아무리 작아도 전혀 앞좌석과 무릎이 안 닿는 거라든지... 시붏엃.... 이런 장점 필요없으니 185cm였으면 좋겠다. 다 때리고 다니게.


터널 안에 들어가면 이렇게 벽 쪽에 구멍을 작게 뚫어놓고 작은 불상을 세워놨는데 전기가 없던 시절에는 양초를 세워두던 공간이라고 한다. 와.. 하긴 13세기에 지어졌다고 하니, 얼마나 오래된 거겠어.


700년 전에 그렸던 벽화라 그 원형이 많이 바래있었지만, 그래도 700년이 지났는데도 이 정도 남아있는 것도 대단한 것 같다. 어떤 염료를 썼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과일인 것 같다는 추측을 했고, 겉에 왁스칠을 해서 이 정도로 남아있을 수 있다고 했다. 대항해시대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우리가 동남아에서 즐겨먹는 망고스틴은 식량이 아닌 '염료'로 분류되어 있다. 그러니 아마 망고스틴을 썼으려나? 하긴 그 옛날 그 먼 바다에 생과일을 어떻게 옮겼겠어. 현지에서나 과일로 소비하고 무역을 할 땐 염료 취급만 할 수 있었겠지.

아아... 이곳도 태국의 지진을 피해갈 수 없었나보다. 2014년에 지진이 나서 윗부분이 일부 이렇게 무너졌다고 하는데, 수리를 하기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내버려두는 방향을 선택했다고 한다. 2014년에 무슨 지진이 난 거지? 치앙라이에서도 그렇고 태국 지진 때문에 많은 곳이 파손됐다는 얘기가 들려와서, 글을 쓰면서 한번 찾아봤더니 2014년 5월 5일에 태국 치앙라이 지역에 지진이 나서 그 여파는 방콕에서도 느껴졌을 정도로 컸다고 한다. ㅎㄹ... 6.0이라면 지진이 맨날 나는 일본에서라면 그러려니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쳐도, 태국은 아무래도 일본보다는 대비가 덜 되어 있었을 거다. 그 덕분에 관광지도 그렇고 여기저기 파손되었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참고로 터널에는 승려만이 머무는 게 아니다. 박쥐도 터를 잡고 살고 있었다ㅋㅋ 난 사실 포유류 종류는 두려워하지 않아서 가이드한테 빛을 비춰봐도 되는 거냐고 물어본 후 손전등 어플을 켰는데 으악ㅋㅋㅋㅋㅋ 갑자기 날아가서 일행을 식겁하게 만들었다... 미, 미안합니다.... 박쥐도 명상을 하는군요?

그렇게 왓 우몽 사원 투어를 끝내고 이제 도이수텝 사원으로 향한다.


<18:30 ~ 19:00 도이수텝 사원으로 이동>
와..... 길 진짜 구불구불하다... 여길 오토바이를 타고 올라올 생각을 했던 내가 ㅄ이었습니다.. 근데 더 웃긴 건 뭔줄 앎? 여길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는 미친 인간들이 있어!!!!!!! 그것도 많아!!!!! 나도 운동에 돌았지만 오르막길을 자전거로 오른다? 미치셨습니까 휴먼들? 그냥 차라리 런데이를 뛰세요.... 근데 신자들은 특정 시기가 되면 밑에서부터 이곳을 걸어서 온다고 한다.. 아침에 출발해서 밤에 도착한대나?... 정말이지 종교의 길은 멀고도 험하군요? 생각해보면 무슨... 며칠 동안 걸어야 하는 순례길있으니 이 정도는 양반이라고 해야하는듯도 하다.


<19:00 ~ 20:00 도이수텝 사원 야간 관광>

오, 사진으로 보니까 이때도 밝았네? 여기도 왓우몽 사원처럼 계단 앞을 나가 조각상 2개가 지키고 있었으며, 왓우몽과는 달리 머리가 7개 달려있었다. 게다가 계단이 306개인만큼 그 꼬리도 엄~~~~~~~~~~~~~~~~~청 길었다. 난 가이드에게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306개의 계단이 있냐는 질문을 했지만, 그런 건 없고ㅋㅋ 그냥 필요에 의해서 만들다 보니까 306개가 된 것 같다고 한다 -..-ㅋ 108배 뭐 이런 건 줄 알았지 뭐임!

평소에 스쿼트를 많이 해둬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고 일행도 가이드도 다들 체력이 좋아서 계단을 오르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여기서 찍은 사진은 많이 어두워진거죠?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보면 계단 오르는데 30분 걸린 줄 알겄다...
그나저나 사원 입구가 참 아름답다. 치앙라이에서 본 화이트 템플의 형형색색 버전을 본듯한 느낌? 외국인은 30바트를 내라고 되어 있는데, 밤에 오면 무료랜다. 호오? 그래서 그냥 들어감. 난 택시 탔을때 거스름돈 1바트도 다 받는 사람이다. 아니, 이 개갞들아. 왜 이렇게 잔돈을 안 주려 하니? 1바트가 땅 파서 나오는 줄 아냐. 근데 실제로 한 번 땅에 떨어진 1바트를 줍긴했읍니다. 직업을 바꿀까?

이야............................................
방콕에서 본 왓 아룬도 그렇고, 이렇게 불을 켜니까 이리 멋질 수가 없다!! 낮에 보는 사원하고는 느낌이 전혀 다름!! 이래서 야간 투어를 추천하는 거다. 밤에 오면 시원하기도 하고, 불이 켜진 멋진 파고다도 볼 수 있다. 맨눈으로 보면 사진보다 훨씬 더 예쁨. 왓우몽 사원에서 그랬던 것처럼 여기도 시계방향으로 3번 돌면서 참배??라고 해야 하나? 종교 의식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길 땡볕에서 돈다고 생각하면.. 오노... 파고다를 돌고 싶다고 가이드한테 말하니,


아하!! 신자들이 쓰던 초와 꽃을 준다. 옆에 기부함이 있어서 5바트를 넣었다... 내가 돈 쓰는 걸 굉장히 소심하게 쓰는 것도 있는데, 동전 말고는 500바트 짜리라서 어찌할 수가 없었뜸... 저얼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님...! 아무튼 저 꽃과 촛불을 들었더니 가이드가 파고다를 도는 입구에 놓여있는 안내문을 준다. 거기는 산스크리트어를 영어 발음으로 해둔 불경문구가 적혀있는데, 뭔뜻인지, 심지어 내가 맞게 발음하고 있는 건지도 알 수 없는 채 그냥 시계방향으로 3번 돌면서 불경을 외워보았다. 발음 좀 틀리면 어때!! 마음가짐이 중요한 거지!! 암!! 내가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는 제일 마지막에 있던 Sabaha!! 양인의 종교로 따지면 Amen과 같은 뜻이라고 한다. 그러니 앞에 있는 건 전부 좋은 뜻이겠지 뭐!!

돌기를 마치면 이렇게 불상 앞에 초를 먼저 꽂고 꽃을 저기 오른쪽에다 봉헌한 후, 3번 예를 갖추면 된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3이 중요한 모양. 탑을 도는 것도 3번, 절을 하는 것도 3번이던데.

밤이 깊어질수록 사원의 아름다움은 더욱 커진다. ...밑에 와불 때문에 뭔가 사진 구도가ㅋㅋㅋ

아니, 가이드가 왓우몽 사원에 있는 닭의 이름은 KFC라고 해서 안 믿었는뎈ㅋㅋㅋㅋㅋㅋ 여기 있는 닭은 정말 불심이 깊었던 닭이라고 한다.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났으나, 이 닭은 생전에 신발을 신어서는 안 되는 구역에 누가 신발을 신고 들어가면 발을 쪼았다고 한다ㅋㅋㅋ 오옼ㅋㅋㅋㅋ 존나 똑똑함.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와야 할 것 같은데?? 내가 장담하는데 생전에 태국판 세상에 이런 일이에 분명 나왔을 거다. 그리고 불심이 그렇게 깊었으니 이제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 극락으로 갔으려나?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이 투어의 마지막 코스!! 전망대에서 치앙마이 시내 바라보기!!
지금은 우기인데도 날씨가 굉장히 좋아서 치앙마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뿐만 아니라,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서 에어컨이 따로 없었을 정도로 매우 쾌적했다. 근데 안개가 끼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서 가시거리가 나오지 않는 일도 많다고 한다. 우리는 운이 좋았군 ^ㅁ^ 사실, 그 전 날에 딱 투어가 끼는 시간에 강수량 1mm가 온다고 해서 살짝 긴장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날씨가 굉장히 좋았다..... 근데 저 멀리서는 번개가 치고 있었던 이유는 무엇? -..- 무, 무사와요...


하, 여기서 일행분이 내 사진을 너무너무 잘 찍어주셨다. 나도 마음같아서는 보답으로 사진을 찍어드리고 싶었는데... 내 블로그만 해돜ㅋㅋㅋㅋ 이게 뭔 사진이옄ㅋㅋㅋㅋㅋ 싶쟈낰ㅋㅋㅋㅋㅋㅋ 몰디브 사진 보았나? 신을 너무 냈는지 구도가 완전 흔들리던 거? 그리고 그걸 블로그에 그대로 올린 인간이 나야나...!! 인간미가 물씬 느껴지는.. 하지만 한국인의 칼같은 미학은 안 느껴지는 내 거지같은 사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 박쥐를 날아오르게 만든 것에 이어 또다시 매우 미안합니다.... 오죽하면 핀란드에 같이 갔던 친구는 나한테 유튜브 동영상를 강제로 틀어주며 사진 찍기에 대한 교육을 시켰을 정돈데... -..- 이번 포스트에서만 봐도 특훈의 성과따윈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야간 투어는 끝이다!
도이수텝은 낮에 방문해도 좋을 것 같지만, 이렇게 밤에 방문하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불이 켜진 아름다운 탑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덤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기 때문에 강추한다!!bb

오늘 님만해민(자꾸 헷갈린다 이름.. 남민해민인지 남만해만인지... 님민하민인지... 아아.... 살려주십씨오)에서 먹은... 물가 생각하면 비싼 녹차 아이스크림을 투척하며 포스트를 마무리 해본다! 여담으로, 녹차 아이스크림만해도 충분히 맛있는데 그 위에다가 설탕도 뿌린 건 진짜 개오바였음.

암튼 치앙마이를 왔는데 도이수텝 사원을 구경하지 않으면 치앙마이에 와봤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웃기시네! 사원이 다 똑같지 뭐!!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새끼를 반성하게 할 만큼 집약적이고 보람있는 투어였으니, 야간에 시간을 내서 이 투어는 꼭 해보자!

P.S: 부산에 파란 간판이 있는 영진돼지국밥 체인은 네이티브들이 가는 맛집이라는 정보를 겟-챠☆!! 고맙읍니다!! 내년에 지스타 들르면 꼭 가볼게요!!